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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전원일기 에피소드

전원일기 800회 - '볼펜농사'(힘들여서 키운 건데)

by lesserpanda123 2024. 2. 12.

 

전원일기 800회
출연진과 이야기 등장음악을
소개합니다.

 

 

방영일자 : 1997-03-16

연출 : 오현창, 극본 : 김진숙


 

[800회 출연진]

가락시장 상인 : 박경순

배우 박경순씨는

841, 842회(1998-01-04)

'초콜릿을 먹는 아이' 편에서

송이의 큰아빠 역으로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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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인들 : 이은철(1957~), 유준석

배우 이은철씨는

드라마 '허준'(1999-11-22~)에서

유의태의 약방에서 일하는

영달 역으로 출연했습니다.

사진의 왼쪽분은 전원일기에서 에덴사진관 사장 역으로 출연한 배우 신국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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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준석씨는 용진의 부하직원인

산림과 직원 역으로 다수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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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에서 농사짓는 남자 : 홍순창(1947~)

배우 홍순창씨는 전원일기에서

섭이 아버지 역으로 출연한 바 있으며

2006년부터 방영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에서 이른바

풍파고 반어법 교감 선생님 역으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아주 굳! 굳! 굳! 굳! 굳! 굳이에요~!"


[800회 이야기]

 

양촌리가 발칵 뒤집혔다.

 

강씨라는 사기꾼에게 김회장네를

포함해 마을 사람들 여럿이 당했다.

겨우내 하우스에서 재배한

시금치를 모두 사가겠다던

강씨는 종적을 감췄고

 

주선자나 다름없는 이장 용식의

입장이 정말 난처하게 됐다.

공장이며 사무실까지

눈으로 확인했고 대통령 표창장까지

떡 하니 걸어놓았던 강씨는

보기에 믿음직했었다.

얼마후 김회장네서

대책회의가 열렸다.

 

미안해 어쩔줄 몰라하는 용식은

주민들에게 사과를 하지만

 

그들은 용식을 탓하는 대신 시금치를

어떻게 팔 것인지 머리를 맞댄다.

 

일단 직접 나가서 팔아보기로 

의견을 모은 사람들은
아파트 단지와 가락동 시장을

찾아가기로 결정한다.

무작정 서울로 올라간다고

시금치를 제 값 받고 팔 수

있을지 걱정은 되지만

마을 주민들 모두 힘을 합쳐

수확을 마쳤다.

힘든 일이 있었지만

기댈 수 있는 이웃이 있어

웃을 수 있는 사람들.

 

얼마후 희옥이 응원차

건강음료를 사오고

응삼은 시금치 판매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까지 부른다.

 

♬희~미한 불빛 사이로~ 마주치는

그~ 눈빛 피할 수 없어~

♬응삼이 부르는 노래

'신사동 그 사람' - 주현미(1988)

https://youtu.be/-SLn257bF-4

[전원일기 800회 노래, 가요]


서울로 갈 시간 명석과 귀동은

마을에 남아 다른 판매방안을

모색하기로 하고

 

수남이네와 영남이, 순만과

숙이네가 트럭에 오른다.

얼마후 아파트 입구에

자리잡은 일행은 목소리 높여

주민들의 시선을 끈다.

 

순만 : "자! 무공해! 산지직송!

시금치가 왔습니다!"

 

숙이네 : "애기 엄마~! 시금치 좀

와서 보고 가세요~"

 

순영 : "보세요~! 생산자와

소비자가 유통마진 쏙~ 빼고

직접 만나는 달걀 노른자

같은 기회에요~!"

 

숙이네 : "장사 잘하네~~"

 

순만 : "아이고~ 그러네~~"

그시각 먼저 가락동 시장에 도착한

용식과 수남은 난관에 부딪힌다.

차를 대자마자 중개인이 다가와

속사포 같은 질문을 해대는 통에

얼떨떨한 용식이 답하느라 진땀을 빼고

수남이와 시금치 박스를

내리려 하니 두 남자가 다가와

 

한 차당 6천원을 요구하며

그들의 손에서 박스를 빼앗아 간다.

 

 

그게 절차란다.

 

남자 : "저리 비키쇼!

이건 우리가 하는 일이니까"

경매제도가 생긴 이래 처음 

방문한다는 용식은 정신이 없다.

그래도 그동안 농민신문을

열심히 본 덕에

수남이가 하는 질문에 척척

대답해 체면은 세웠다.

큰시장에 처음 와봐 눈이

휘둥그레진 수남이가 구경하는 동안

용식은 케일을 팔아보기로 한다.

한편 아파트 단지에서는

시금치가 잘 팔리고 있다.

 

그런데 사가는 사람들이

다들 싸다고 좋아한다.

 

일행은 도대체 시중에서

얼마에 팔길래 그런 소리를

하는지 어리둥절하다.

 

영남이 근처로 시장조사를

나가려고 하는 그때

저멀리서 복길이 달려온다.

 

복길 : "오빠아~! 오빠아~!"

바늘 가는데 실이 안 갈 수 없지.

 

마을에서부터 따라오고 싶었지만

엄마가 말리는 통에 실패했던

복길이 기어코 영남을 찾아왔다.

 

어쨌든 영남은 복길과

함께 시장조사를 나선다.

 

그런데 슈퍼에서 파는 시금치 가격이

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번 중개상에게 200원에 팔았다고

들었건만 시중에선 무려

5배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니.

장을 보던 주부들은 시금치가

이렇게 비싸니 농민들이 거저

돈 벌겠다고 푸념하고

복길은 억울해 어쩔 줄 몰라한다.

 

아파트 주민들이 왜 그렇게

싸다 싸다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얼마후 순영 일행은 급히 시금치를

챙겨 가락동 시장으로 간다.

 

시중가격이 비싸니

그곳에서도 좋은 값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시각 용식은 케일을

킬로당 겨우 600원에 넘기고

의기소침해진다.

 

며칠전만해도 3000원이었던

시세가 어떻게 이렇게

곤두박질 친다는 것인가?

 

시중에 물량이 너무

많이 풀려서라는데

 

농민들이 물량을 조절할래야

정보가 없으니 그럴 수도 없고

 

그저 그때그때 부르는 시세에

따라가야하니 울며

겨자먹기일 수 밖에 없다.

수남이에게 라면값을 쥐어준

용식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아보려

발품을 팔고 다닌다.

 

수남은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본다.

얼마후 순영 일행이 시장에 도착하지만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뀐다.

 

영남  : "작은어머니~

수남이 여깄어요~"

수남이 말을 들어보니 이곳에서도

좋은 가격을 받기는 글렀다.

 

농민은 싸게 파는데

소비자는 비싸게 산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경매현장을 둘러본 순만도

가격형성이 이상하게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도통 이해할 수 없는 현실에

숙이네는 의욕을 잃는다.

얼마후 시금치 경매를 참관하는

일행들의 표정이 어둡다.

 

경매인들이 무슨 암호 같은

말을 빨리 해대는 통에

알아들을 수가 없다.

수남은 정작 농사를 지은

장본인인 농민들은 가격을

결정할 권리가 없고

 

경매인들의 손에 결정된다는

것에 의문을 느낀다.

 

수남 : "그럼 우린 암말도 못해요?"

 

용식 : "법이 그래 법이"

드디어 양촌리 차례.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경매가 끝났다.

1차에 붙여진 시금치는

박스당 2000원,

 

2차에 붙여진 시금치는 박스당

2500원에 낙찰됐다.

 

생산자가 같은데 다른 가격이라니

이건 또 왜 그런가?

어차피 끝난 일이지만

모두의 의문을 풀기 위해

경매인을 붙잡은 용식.

 

그러나 그들은 무척이나 귀찮아한다.

용식 : "방금 경매를 마쳤는데요~

같은 물건인데 가격차이가

너무 나서요"

 

경매인 : "그걸 왜 저한테 그러세요~

시세라는 게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거죠~"

 

용식 : "아니요~ 단 몇 분만에

시세폭이 너무 지잖아요~

500원 차이면은 5만원인데"

용식 : "한 단에 20원 30원 차이가

난다는 건 모르겠지만

100원 이상씩 차이가 난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거 뭔가 잘못돼 있는 거 아닌가요?

 

경매인 : "그래서요?"

 

용식 : "왜 낮게 부른 도매인한테

낙찰을 주는 겁니까?

이것도 뭔가가 잘못된 겁니다"

 

경매인 : "저 그냥 갈게요"

하루종일 끌려다녔건만

하차비에 경매수수료까지 떼니

남는 것이 없다.

 

시세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없고

경매인들은 질문에 코웃음이나 치고 

 

애써 농사지은 농민의 존재는

사라지고 없는 가락동 시장에서

용식은 절망감을 느낀다.

잠시후 이천에서 시설농사를

짓는다는 남자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그들 곁에 앉아 한 마디 거든다.

 

 

남자는 경매사들에게

성의표시를 해야만 좋은 가격에

낙찰 받을 수 있다고 귀뜸한다.

남자 : "볼펜농사라는 소리 들어봤수?

 

농사를 한 번도 지어본 적 없는

윗사람들이 책상앞에 앉아

머리 맞대고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볼펜으로 농사지어가면서

만든 법이니까

현실하고 얼마나 맞겠소?"

용식과 순만은 뇌물을 바라는

사람들이 일부라고 믿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농사지을

마음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수남은 오늘 아버지를 따라 다니면서

농사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새삼 느꼈다.

용식은 수남이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는 나은 세상이었으면 한다.

 

수남 : "아버지~ 농산물은 왜

공장도 가격 같은 게 없어요?"

 

용식 : "그런 게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

 

최저가격 보장제도

같은 거 말이야~

 

농민을 위한 법이라면

농민이 법에 의해 손해를

안 봐야 되는데"

 

수남 : "법이 바뀌면 다

좋아질까요?"

 

용식 : "글쎄다~

운영하기 나름이겠지?

 

진정 우리들 마음을 이해하고

우리 입장에서 법이 운용되면

뭐 나아지지 않겠니?"

 

수남 : "언제쯤 그렇게 될까요?"

 

용식 : "우리 어른들이 노력을 해야지.

 

그래야 니가 농사지을땐 아버지처럼

이렇게 마음고생도 안 하고

노력한만큼 댓가도 받고 그러지.

 

그러니까 공부 열심히 해 임마"

 

수남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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