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779회의
출연진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방영일자 : 1996-10-09
[MBC 전원일기 연출 : 정문수, 극본 : 이종욱]
순영의 중, 고등학교 동창 윤경미 역 - 이상숙(1962~)
- 1977년 TBC TV 드라마 첫 출연
- 1979년 MBC 11기 공채 탤런트
배우 이상숙씨는 전원일기
493회 '제주도 구경'(1990-11-20)
848회 '농부의 아내'(1998-02-22)
969회 '친정아버지'(2000-07-23) 편에서
순영의 올케 역으로 등장했습니다.
[779회 이야기]
버스에서 내린 한 낯선 여인이
큰 가방을 들고 낑낑대며
마을로 들어선다.
쌍봉수퍼에 들른 여인은
쌍봉댁이 권하는 맛 좋다는
팔천원짜리 음료세트 대신
오천원짜리 음료세트를 들고
김회장댁으로 들어온다.
알고 보니 그녀는 순영의
중, 고등학교 동창인 경미였다.
순영 : "어머 세상에!
야~~ 어떻게 왔어~?
아우 야~ 반갑다 정말~~!"
순영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가워 어쩔줄 모른다.
순영 : "저 이쪽은요~
저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같이 다닌
고향친구에요~"
거의 십년만에 만난 두 사람.
경미가 서울에 올라와
산다고 들었던 순영은
그녀에게 전화를 해봤었지만
통 연락이 닿지 않아
궁금했었다.
그런 순영에게 경미는
제주도에도 있었고 남편따라
해외에도 갔었다고 얘기한다.
안그래도 순영은 친구들 사이에
경미의 남편이 잘나간다고
소문이 자자하다고 전한다.
순영 : "근데 너 정말 갑자기
연락도 없이 웬일이야?"
경미 : "이쪽에 일이 있어서 왔다가~
너 만나고 싶어서 틈 좀 냈어~"
너한테 선물할 것도 있구해서"
순영 : "선물이라니?"
경미 : "응~ 뭐냐하면~"
순영 : "뭔데~?"
경미 : "구경 좀 해볼래?"
경미 : "이게 바로 화분엑기스로 만든
건강보조식품인데요~"
경미는 사람들 앞에서
건강식품의 성분을 줄줄 읊으며
판매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다.
갑작스런 경미의 행동에
순영은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경미 : "건강은 건강할때
지키라는 말도 있어요~
이 기회에 하나씩 들여놓으세요~
몸이 정말 달라질 거에요~"
선물을 준다더니
물건만 파는 경미덕에
순영만 곤란하게 됐다.
잠시후
소담이 슬쩍 자리를 피하려다
경미에게 붙잡히고
결국 오만원을 주고
건강식품을 사와
혜숙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돈이 없어 순영에게 빌리고
천천히 갚기로 했단다.
순영은 경미의 부탁을 받고
그녀를 마을사람들에게
소개시켜 준다.
경미는 자신이 순영과
죽고 못사는 사이라며
둘이 얼마나 친한지를 강조한다.
희옥 : 보배 엄마, 혜란 : 재동 엄마,
명자 : 노마 엄마 입니다.
경미 : "제 말 믿고 하나씩 써보세요.
틀림없이 효과 볼 거에요~"
혜란은 위장이 좋지 않은 창수를 생각해
하나 구입해보고 싶은 모양이지만
희옥은 건강보조식품을 마치 만병통치약
얘기하 듯 하는 경미가 마뜩찮다.
희옥 : "이게 건강보조식품은
될지 몰라도 무슨
위장병 치료약은 아니잖아요?"
경미 : "어머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그럼 내가 지금
거짓말 하고 있다는 거에요?"
경미와 희옥 사이에 불꽃이 튄다.
순영만 중간에서 입장이 곤란하고
희옥이 안 사면 그만이라며
방을 나가 버리자
명자도 따라 나선다.
마음 약한 혜란은 붙잡혔다.
결국 혜란에게 물건을 팔았는지
경미는 열심히 돈을 세고 있다.
그리곤 순영에게 하루밤
자고 가게 해달라고 한다.
물건을 파는데 까진
팔고 가겠다는 경미의 말에
순영은 덜컥 겁이 난다.
얼마후 경미가
세 노인을 찾아온다.
경미 : "안녕하세요~ 어르신네~"
박 노인 : "아 누구신가~"
경미 : "예~ 회장님댁 둘째 며느리
친구되는 사람이에요~"
그날 저녁.
가족들은 경미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하다.
처음부터 장사속으로
순영을 찾아온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거기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새터집 어르신(박 노인)에게 까지
물건을 팔았다니 더욱 그렇다.
경미와 함께 식사하던 용식과 순영은
남편의 얘기가 나오자 낯빛이 어두워지는
경미의 얼굴을 목격한다.
그날 밤.
순영은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모과차를 타 갖고 와
경미와 대화를 시도한다.
순영 : "경미야~ 자니?
차나 한 잔 하자구~"
순영 : "나 물어볼게 있어"
경미 : "뭔데?"
순영 : "너 남편하고 무슨 문제 있니?"
경미 : "문제? 아 아니야
문제는 무슨~ 없어 그런 거"
순영 : "그런데 왜 이러고 다녀~
아무 문제 없으면 니가 이런 장사
하고 다닐 이유가 없잖아~
지금 넌 전에 내가 알던
윤경미가 아니야~
예전엔 이렇지 않았잖아~"
경미 : "예전엔 어땠는데?"
순영 : "알잖아 어땠는지~
꽃으로 치자면 예전에 넌
백합이나 장미 같았어.
꼭 공부를 잘해서만도 아니구
예뻐서만도 아니구
성격이나 모든 것이 그랬어.
모든게 정결하고 너무 분명하고
때로는 도도하기까지 하고.
아무튼 나나 도희나 진경이처럼
매사에 헐렁헐렁한 우리하곤
달랐어 너는"
경미 : "그런데 지금은?"
비오는 늦은 밤.
경미는 집으로 전화를 건다.
경미 : "영희니~? 응 엄마야~
저녁은 먹었어?
그럼~ 엄마도 먹었지~
아빠는? 그래~
니가 잘 좀 보살펴드려~
밤에 너무 힘들어하시면
진통제 좀 드리구~
응 아니야~ 엄마 내일은
들어갈 수 있을거야~
응 그래~ 끊는다~"
방으로 돌아온 경미는
홀로 술을 마신다.
지금 넌 전에 내가 알고 있던
윤경미가 아니야~
예전에 넌 이렇지 않았잖아~
꽃으로 치자면 넌 백합이나
장미 같았어..
다음날.
응삼이 빨래를 널고 있다.
물기도 짜지 않고 털지도 않은 채
되는대로 빨래줄에 널어 놓는다.
그때 경미가 응삼의 집으로 들어오더니
제대로 빨래 너는 법을 알려주며
친근하게 군다.
경미 : "이런 빨래는요~
이렇게 물기를 꼭 짜가주구
이렇게 털어낸 다음에 널어야
나중에 손이 덜 가는거에요~"
결국 응삼도 물건을 구매한다.
명석 : "정말 살려구?"
응삼 : "아 그럼 어쩌겠는가 이 사람아.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인 걸"
경미 : "아저씨가 사시면요~
제가 특~별히 싸게 드릴게요"
그시각 소담이 연신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복통을 호소한다.
그녀 생각엔 아무래도
그 건강식품 때문인 것만 같다.
한편 경미는 떠나기 위해 가족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있다.
경미 :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형님~ 폐 많이 끼치고 가요~"
그런데 그때 창수에게 환불해 오라며
들들 볶이던 혜란이 찾아오고
뒤이어 소담도 씩씩거리며 들어온다.
혜란 : "나 이분한테
할 말이 좀 있어서 왔어요~"
소담 : "에라이 순~
야 수남아 미안하다.
얼른 받고 내 돈 내놔!
내 돈 내놔!!"
소담 : "어디 할 짓이 없어갖고
이 불량 약을 가짜 약을
건강식품이라고 보약이라고
속여 팔어?!
뻔히 아는 자리 와 가지고
내가 이 놈 먹고 딱 죽기라고 했으면
어쩔 뻔 했어?! 어쩔 뻔 했어?!"
경미 : "잠깐만요 아주머니!
이거 그런 약 아니에요~
이거 절~대
불량품이니 가짜약이니
그런 거 아니라구요~!"
소담 : "아니긴 뭐가 아니여~
이 사기꾼 돌팔이 같으니라구"
경미 : "예~?! 사.기.꾼이요~?!"
소담 : "너 사기꾼 아니여?
이게 무슨 보약이냐?
너 순 사기꾼 아니여?! 응?!!
친구 얼굴 봐 갖고 가짜약 팔아먹는
사기꾼 아니란 말이여 사기꾼!
내가 너 소행 생각하면 내가 당장
가짜약 팔아먹는 사기꾼이라고
지서에다 당장 찔렀으면 좋겠구만은
수남 애미 체면봐서 내가 참는거여!"
경미 : "아니에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아주머니가 왜 아프신지 모르겠지만
이것 때문은 아니에요!"
소담 : "아니여?!
아니믄 먹어봐. 먹어!
까서 먹어! 먹고 말혀! 먹고!"
경미 : "저도 이거 많이 먹어봤어요!
이거 팔러다니면서 배는 고픈데
돈이 없을때
이거 많이 먹어 봤다구요!
..그래도 지금까지 배가 아프거나
무슨 부작용이 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물론 이게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엉터리 가짜약에
불량식품은 아니라구요.
아시겠어요?"
사기꾼 취급을 당한 경미는
눈물을 그치지 못한 채
소담의 손에 물건값을 쥐어주고는
집을 떠난다.
순영 : "경미야 너 처음부터
장사할 생각으로 날 찾아온거니?"
경미 : "그래. 그래 그랬어.
그 아줌마 말씀이 맞아.
나 니 얼굴 미끼 삼아서
이거 팔려고 여기 왔어"
순영 : "어디로 갈거야?"
경미 : "너 어제 나한테
나같지 않다고 했지?
그랬을거야~
내가 생각해도 그러데 뭐.
억지스럽고 극악스럽고
뻔뻔스럽고..
어쩔땐 나도 나한테
깜짝깜짝 놀란다~
내가 윤경미 정말 맞나 싶고.
살다보니 이렇게 되더라~
산다는 게 사람을
이렇게 달라지게 만들고
자기가 자기 자신
얼굴조차도 몰라볼 만큼"
순영 : "너 그렇게 형편이 어려운거야?
어려울 이유 없잖아~"
경미 : "우리 애들 아빠
삼년째 누워있어~
이름도 모르는 이상한 병인데
그 사람은 자기 자신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조차도 몰라"
순영 : "그럼.."
경미 : "식물상태거든..
그런 눈으로 볼 거 없어~
이게 이제 내가
살아가는 방법인데 뭐~
나 갈게"
순영 : "경미야~"
경미 : "아 참!
나 진경이 전화번호랑
주소 좀 적어줄래?"
순영 : "너 도희한테도 이런 식으로
우리집 주소 알아냈어?"
경미 : "진경이한테 부담되면
그만두고"
순영 : "아니야 이리 줘"
경미 : "고맙단 말은 안할게.
이럴땐 끝까지
뻔뻔스러운 게 편하거든.
갈게"
[순영을 찾아온 그녀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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