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790회
이야기와 등장음악을 소개합니다.
방영일자 : 1997-01-05
[790회 이야기]
새해를 맞이한 양촌리.
김회장과 손자들은
'송액연복' 이라는 글씨는 써놓은
연을 날리고
※송액연복 : 나쁜 기운을 보내고
복을 맞이한다는 뜻입니다.
복길네에선 윷놀이 판이
벌어져 시끌벅적하다.
그리고 부녀들은 홀로
돌국 같은 떡국을 넘기다 만
쌍봉댁에게 따뜻하게 전을 부쳐 온다.
한편 새해를 맞아 김회장은
가족들을 불러들여 한 해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을 세워오라고 한다.
얼마후 각자 계획을 세워
다시 모인 가족들.
용진 : "올해는 제 시계를 5분
빨리 돌려놓을까 합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뛰는
한해를 보냈으면 해요"
용식 : "올해는요~
과욕을 부리지 않구요~
외적인 거 보다는 내적인 것을
좀 소중히 여기는 한해로
보내고 싶습니다"
은영 : "저는 식구들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쓰는 한해로 정했습니다"
순영 : "저는 올 한해를 나를
계발하는 해로 보내기로 했어요.
수영도 하고 운전도 배우고
읍내에요~ 스포츠 센터가 생긴대요~"
영남이 복길의 상견례 자리에서
그녀를 데리고 뛰쳐나간 이후
서슬퍼렇게 그들이 만나지 못하게
감시해오던 소담.
그런 그녀가 마음을 바꿔
몰래 힘겹게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의 만남을 허락해준다.
다만 일용이 알아채지 못하게
하라며 신신방부한다.
영남은 벌써 손주사위 노릇을 하려는 듯
동네 노인들과 화투나 치러 가겠다는
소담의 손에 돈 몇천원을 쥐어준다.
할머니가 집을 나서고
복길은 그녀가 시킨대로
방문을 열어놓고 배게로 자신과
영남의 사이를 떨어뜨려 놓는다.
영남 : "야~ 이런 건 좀 치우고 앉자~
거리감이 생겨서 난 싫어~"
복길 : "안되지~"
영남 : "아니~
난 너랑 다정히 앉아서 그냥
새해 설계를 하고 싶어서 그러지~
딴 맘 없어~
내가 딴 맘 먹으면 김영남이 아니다"
복길 :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어!"
한편 이 노인은 주변에 빌려줬던
돈들을 모두 거둬들이고는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 누웠다.
얼마전 아들 내외가 왔을때만해도
기분이 좋아 덩실덩실 춤을 추던 그였건만
마을 사람들이 한 걱정을 하며
이 노인을 찾아와 상심한
이유를 알아보려고 하지만
그는 입을 꾹 다문 채
먼 곳만 응시할 뿐이다.
그시각 박 노인은 자신을
만나러 왔다 용돈까지 주고가는
조카 내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하고 있다.
외로웠던 그가 행복해하는 모습에
김 노인의 마음도 따뜻해진다.
[양촌리 단짝친구 세 노인]
김 노인 : 대추나무 집 어르신(정대홍, 1944~)
이 노인 : 기와집 어르신(정태섭, 1952~2001)
박 노인 : 새터집 어르신(홍민우, 1939~)
한편 수남은 늘 자신에게 퉁명스러운
보배에게 라면을 사며
칭찬을 해주고 점수를 딴다.
수남 : "자~"
보배 : "아휴~ 그만 먹을래~
이제 배불러"
수남 : "더 먹지~"
보배 : "배불러서 공부 어떻게 하냐?
이 배 좀 봐~"
수남 : "아니 먹는 게 복스럽고
참~ 이뻐서 그래~"
보배 : "정말 이뻤어?"
수남 : "응~ 우리 엄마 다음으로"
보배 : "수남아~ 연하장 잘 받았어.
잘 간직하고 있다가 이 다음에
어른돼서 보면 재밌을거야.
나~ 니가 초등학교때 준
자, 연필, 필통 다 모아뒀다.
추억이 많은 사람들은
늙어서 외롭지 않은 법이라잖아.
나중에 내 추억 한편에
니가 있었노라고 생각하면
덜 외로워질거야. 정말로"
그러나 기쁨도 잠시
보배의 연락을 받고 노마가 합류하자
수남이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수남 : "?!"
노마 : "보배야~ 어?
수남이도 있었네?"
수남 : "응.."
[수남이가 좋아했던 친구들]
781회 '공부하래? 농사지을래?' 편부터
822회 '배우 지망생' 편까지 출연한 보배,
보배 역 - 배우 최유란(1978~)
825회 '빈 집 있습니까?' 편부터
924회 '이사 가던 날' 편가지 출연한 재영,
재영 역 - 배우 채민희(1981~)
963회 '우리 아들 육군 일병' 편부터
전원일기 종영 무렵까지 출연한 수민이가 있습니다.
수민 역 - 배우 구민지(1980)
얼마후 노마네 식구가 총출동해
택시를 세차하고 있다.
그런데 귀동이 노마에게 던지려던
걸레가 명자의 얼굴에 명중해
난리법석이 난다.
귀동 : "노마야~ 이거 받아"
명자 : "아아앜!"
티격태격하는 부모님때문에
애써 웃음을 참던 노마는
날씨가 춥다며 들어가라는
아버지의 말에도 불구하고
차 내부까지 꼼꼼히 닦아 지켜보는
그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든다.
잠시후 용식이 귀동을 찾아와
이 노인에게 가보라고 재촉한다.
서로 각별한 사이인 이 노인과 귀동.
그 누구에게도 입을 열지 않던 이 노인이
드디어 귀동에게 속마음을 내보인다.
이 노인 : "소 한 마리 잡자고 했다.."
귀동 : "예?"
혜란 : "저기요~ 알아냈대요 드디어.
기와집 어르신이 왜 몸져 누웠는지"
부녀회장 : "그래~ 이유가 뭐래?"
혜란 : "그집 어른이요~
아들, 며느리 앉혀놓구요~
매년 소 한마리씩 잡아서
온 동네에 돌리자고 했대요~"
희옥 : "소를 잡아서 동네에 왜 돌려?"
혜란 : "글쎄요~ 왜 그러죠?"
귀동 : "그래서요 어르신?"
이 노인 : " 아 그랬더니 이 놈이~
소 한 마리 값이 얼마요?
한 백만원 합니까?
아버지~ 시골 인심 소 잡아
고기돌려야 되는거면 아예 떠납시다.
아 이러더라구"
귀동 : "갑작스런 말씀이라 놀랬나보죠"
이 노인 : "내 본뜻은
꼭 그것만은 아니었는데.."
이 노인이 소를 잡자고 한
나름의 사정이 무엇인가 하니.
김회장 : "올 여름에 왜~ 웃말
종자네 아버님이 돌아가셨지?
근데 그 양반이 동네
인심을 얻지 못해 설랑
동네 사람들이 모두 상여를
안 메려고 했다는 거야.
그래서 그 양반을
경운기에 싣고 장지로 갔대요.
이러니 이 양반도 겁이 나셨던게야.
당신도 그 짝이 나실까봐.
그래서 미리미리 인심을 사가지고
소 한 마리씩 매년 잡자고
하신 거 아냐?"
은심 : "그럼 돈은
왜 거둬들이신 거래요?"
김회장 : "아니 저 아들놈이
안 주겠다는데 어째?
당신 돈으로라도 소 한 마리씩
사서 잡으시겠다는 거지"
은심 : "세상에.."
김회장 : "그러니까 이게
살아서도 평생 말이야
경운기로 농사를 지으셨는데
돌아가시는 날까지 경운기에 실려
나가실 생각을 해봐 어떠시겠어?.."
그때 용식이 안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용식 : "아버지~ 용태 형이 왔대요~"
이 노인의 아들이 아버지를 보러 왔으니
김회장에겐 갈 필요가 없을거라고 전한다.
곧이어 소담까지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찾아온다.
소담 : "회장님~! 회장님~!
용태 왔어요~ 용태 왔어요~
난리 났어요 시방~
소 잡고 난리났어요~"
이 노인의 집에 경사가 생기니
모두들 내일처럼 기뻐한다.
[790회 등장음악]
♬노마네 택시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마음이 울적해서' - 설운도(1988)
[전원일기 790회 배경음악, 노래, 가요, 삽입곡]
[양촌리 단짝친구 세 노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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