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519회
출연진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방영일자 : 1991-05-21
[519회 출연진]
박 원장 역 : 김길호(1935~2017)
- 1959년 목포방송국 라디오 성우 입사
- 배우, 성우, 연출가, 소설가, 극작가
[519회 관련 기타 정보]
이번회에서 노할머니의 연세는
83세입니다.
노할머니는 207회(1985-02-05)
'노환' 편에서도
몸살에 걸렸다가 일시적으로
노인성 치매를 앓은 적이 있습니다.
207회에서도 박 원장 역의 배우는
김길호 씨였습니다.
박 원장의 병원은 혜성의원으로
207회와 519회가 동일한 장소입니다.
[519회 이야기]
모두가 곯아 떨어진 새벽 2시 30분.
노할머니가 손을 더듬거리며
안방으로 들어와 뭔가를 찾는다.
이에 김회장과 은심이 놀라서 깨어난다.
그렇게 찾던 가위를 은심에게서 받아
방으로 돌아온 노할머니는
죽 늘어놓은 옷을 가지고 뭘 하려는 것 같다.
그날 아침 노할머니는 새벽의 일을
기억하지 못해 은심을 당황시킨다.
그때부터 노할머니의 이상증세가 시작된다.
불과 몇 분전 점심식사를 마친 노할머니가
밥을 안 차려준다며 역정을 낸다.
그렇게 급히 다시 점심상을 봐서
들어간 은심과 은영.
그런데 이번에는 그녀들이
자신과 같이 밥을 먹지 않는다고
기분 나빠하는 노할머니다.
잠시후 집어 먹을 것도 없다며
상을 내가라는 노할머니에게 쫓겨
부엌으로 나온 그녀들은 당황스럽다.
노할머니가 대체 왜 저러시는 걸까?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얼마후 결혼식장에 다녀온 김회장은
처음엔 은심의 말을 믿지 못하지만
결국 어머니의 이상증세를 확인하고는
눈앞이 캄캄해진다.
얼마후 순영이 마을로 들어온
떡 장수로부터 인절미를 사와
노할머니 드린다고 찾아온다.
그런데 가장 예뻐하는 손주며느리인 그녀를
노할머니는 알아보지 못하신다.
김회장 : "?!!"
순영 : "예?!"
큰 충격을 받은 김회장은 그 길로
박 원장을 찾아간다.
노할머니의 병명이 노인성 치매로
보인다는 박 원장은
김회장의 청대로 왕진을 가기로 한다.
김회장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빵집에 들러
빵 한아름을 사갖고 집에 돌아온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노할머니가
맑은 정신으로 앉아 계신다.
소담은 확인차 이게 뭐냐 저게 뭐냐
자꾸 묻는다.
낮에는 몰라보던 순영까지 알아보는
노할머니.
그녀에게 소담이 마지막 물음을 던진다.
긴장되는 순간.
노할머니는 이웃인 복길이까지
완벽히 기억해낸다.
소담 : "아이구 할머니 됐어~
아이구~ 됐어
아이구 할머니 아라쪄~
지금 이대로만 꼭~ 붙들어 매고
계쇼잉~ 됐어 됐어"
하루종일 마음 졸였던 김회장은
이제 조금 숨을 쉴 것 같다.
그런데 그날밤.
노할머니의 상태가 다시 악화된다.
그녀는 자다 말고 용진의 방에서
사탕을 오도독 오도고 깨먹는
소리를 들었다며
용진과 은영에게 사탕을 내놓으라고 한다.
잠시간의 행복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순간이다.
다음날 약속대로 박 원장이 왕진을 온다.
노할머니의 신체는 건강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병들었었나보다.
박 원장은 치매의 원인이 삶에 대한
절망감 때문이라며 운동을 하시게 하고
영양공급을 충분히 하며
사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드리라고 한다.
그리고 정신이 돌아오면 심한 우울증을
동반해 자살하는 사람도 있으니
특별히 많은 관심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정정하시던 노할머니가 갑자기
치매를 앓는다는 소식이 온 마을에 알려지자
주민들은 안타까워한다.
특히 응삼은 할머니가 치매로
5년을 앓다 돌아가신 걸 지켜봤기에
김회장네 일이 남일 같지 않다.
얼마후 집을 나가 방황하던 노할머니를
용식이 간신히 찾아 집으로 모시고 온다.
이에 가족들도 소담도 걱정되는 마음에
노할머니에게 겁도 주고 윽박도 지른다.
그녀가 다시는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러나 그 소리를 듣고 있는
김회장의 가슴은 미어진다.
그때 은심이 밭에서 돌아와
노할머니 방 밖으로 큰소리가
세어 나오는 걸 듣고 의아해 하고
김회장은 속이 상해 집을 나가 버린다.
급히 방으로 들어온 은심은
어린 아이 혼내듯 효자손으로
방을 두드리며 노할머니에게
겁을 주고 있는 소담의 손에서
효자손을 뻬앗아 내던진다.
은심은 겁에 질려
몸을 웅크리고 있는 노할머니를
달래 약을 먹인다.
노할머니의 방안엔 흐느낌과
깊은 한숨 소리만이 가득하다.
그날 저녁 노할머니는 또 다시
잠에 빠져 들었다.
그런데 방안 구석구석에서
그녀가 숨겨둔 먹을거리들이
쏟아져 나온다.
다 썩은 참외, 자반 거기다
밥 한 공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가난했던 과거 아들을 잘 먹이지 못한 것이
한이 돼 그러시는 모양이다.
얼마후 만취한 김회장이 어머니를 드린다며
참외를 한 봉지 사 갖고 돌아온다.
그는 비틀거리는 자신을 부축하려는
용진과 용식의 팔을 뿌리친다.
낮의 일로 심정이 크게 상한 그다.
깊은 밤
목이 말라 잠에서 깨어난 김회장은
불켜진 어머니 방으로 들어온다.
노할머니는 김회장을 알아보지 못한채
과거의 기억속 어린 아들 민재(김회장)의
옷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김회장은 아들의 옷을 장만하며 기뻐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억장이 무너진다.
김회장 : "아휴.."
김회장이 곁에서 눈물을 쏟아내는 동안
팔순의 노할머니는 젊은 아낙이 되어
어린 아들의 새옷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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