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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전원일기 에피소드

전원일기 510회 - '노부부'(김회장의 눈물)

by lesserpanda123 2024. 3. 5.

 

전원일기 510회
출연진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방영일자 : 1991-03-19

연출 : 권이상, 극본 : 김정수


 

[510회 출연진]

김회장의 친구 이 선생 역 : 오승룡(1934~2022)

- 1954년 KBS 성우극회 1기

 

배우 오승룡 씨의 전원일기

출연작입니다.


그중 오승룡 씨가

김회장의 친구 역으로

출연한 편은 510회를 포함해

총 세 편입니다.

 

오승룡 씨는 2001~2002년 방송된

MBC 사극 '상도'에서

호조판서 김두식 역을 연기했습니다.


친구의 아내 역 : 한상미(한복희)

 

배우 한상미 씨의 전원일기

출연작입니다.

 

한상미 씨는 2008년 연극

'신의 아그네스'에서

원장수녀 역을 연기했고

 

2009~2010년 방영된

MBC 드라마 '보석비빔밥'에서는

강지(배우 정유미)의 어머니 역을

연기했습니다.


 

[510회 이야기]

 

냇가에서 항아리를 씻고 있던 숙이네는

아까부터 주변을 돌며 자신을 훔쳐보는

여인때문에 보통 신경이 거슬리는 게 아니다.

 

잠시후 종기네가 다가와 숙이네

곁에 바짝 앉더니 

난데없이 시집을 가라며

한 남자의 얘기를 꺼낸다.

 

작년에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아들들은 모두 객지에 나가

홀로 지내고 있다는 61세의 남자는

생긴 것도 준수하고 게다가

재산도 제법 있단다.

 

그러니 그와 결혼해 사랑받고 살면

좋지 않겠냐고 적극 추천한다.

 

알고보니 아까 숙이네를 훔쳐보던 여자는

그 남성의 며느리였다.

 

시어머니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주변을 맴돌았나 보다.

 

그러나 숙이네는 아내와 사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내를 맞으려는

남자에겐 관심이 없다고 한다.

 

 부녀들도 안다.

 

생전에 다정했던 숙이 아버지때문에라도

숙이네는 재혼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한편 은심은 몸살이 단단히 났다.

 

설날, 보름 손님 다 치르고

장까지 다 담그고 나면 

한꺼번에 피로가 몰려와

해마다 보름을 앓는 그녀다.

 

그런데 노할머니는 누워 있으면

머리만 패인다며 어지간하면 일어나

움직이라고 하신다.

 

정말 아픈 은심은 눕고 싶지만

눈치가 보여 일어나 앉는다.

 

그런데 곧이어 방으로 들어온

김회장은 또 얼른 누우라고 

눈치없이 큰소리로 재촉한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란 말인가?

 

그시각 검은색의 큰 자동차 한 대가

마을로 들어오더니

쌍봉슈퍼 앞에서 멈춰선다.

 

잠시후 차에서 내린 노신사는

쌍봉댁에게 김회장네를 묻더니

그가 여전히 마을에 살고 있음을

확인하고 기뻐한다.

 

그리고 그는 차에서 내리는 아내의

팔짱을 다정하게 끼더니

그녀가 시키는 대로

물건을 사갖고 돌아간다.

 

쌍봉댁은 다정한 남편을 둔

여인이 마냥 부럽다.

 

얼마후 노신사와 만난 김회장은

반가워 어쩔줄 모른다.

 

그들은 지난날 농촌운동을

함께 했던 동지였다.

 

노신사는 자신을 어렵게 기억해낸

노할머니에게 아내와 절을 올린다.

 

순영이 약을 사올때까지

버티기 힘들어

은영에게 급히 쌍화탕을

끓이게 했던 은심은

 

갑작스레 온 손님을 맞이하느라

앓을 틈도 없다.

 

노신사(이하 이 선생)는 얼마전

위 수술을 했다는 아내가

겉옷을 벗는 것을 도와준다.

 

김회장은 옛날엔 독재자 같았던

성격의 그가 변했다며 크게 웃는다.

 

그시각 소담은 젊지도 않은 부부가

나란히 나란히 걸어다니는게

꼴사납다며 그들을 질투하고 있다.

 

한편 안방에선 이 선생의 아내가 

용식의 손을 잡더니 울먹인다.

 

잠시 눈물을 쏟아낸 아내가 진정되자

이 선생은 그만 돌아가려고 한다.

 

그는 은심이 몸이 좋지 않을 것을

눈치 채고 있었다.

 

그러나 김회장이 친구를 붙잡으려고

자신의 병을 대수롭지 않게 대하자

아픈 것도 간신히 참고 있는

은심은 그를 향해 눈을 흘긴다.

 

 

은심 : "아니에요~ 저 괜찮아요~"

 

김회장 : "아니 아니 아니야!

이 사람 그냥 몸살이야!

연례행사에요! 걱정하지 말어요!"

 

김회장의 성화에 결국 하룻밤

묵어가기로 한 이 선생 부부는 

이부자리가 마련된 방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이 선생의 아내가 많이 힘든지

몸을 벽에 기댄다.

 

이 선생은 힘들어하는 아내의

어깨를 연신 주무르며

그녀의 곁을 지키려 한다.

 

그런데 김회장이 눈치없이 자꾸 부른다.

 

김회장과 이 선생은 다시

술상 앞에 마주 앉았다.

 

그런데 이 선생이 자신처럼 뼈저리게

후회하지 말고 아내에게 제발 잘하라며

김회장에게 충고를 한다.

 

그것도 그냥 하는 말이 아닌

진심으로 말이다.

 

그의 아내는 사실 병을 너무 늦게 발견해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위에 병이 있어 20여년을

고생한 것은 자신인데

 

정작 그런 자신을 위해

온갖 약을 구해다 돌본 아내가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리다니

이 선생은 너무나 기막혀 헛웃음을 짓는다.

 

 40여년을 의지한 아내와 헤어질

생각을 하며 두려움에 떠는

이 선생의 모습에 김회장은 할 말을 잃는다.

 

지난날을 후회해도 소용 없음에

이 선생은 숨죽여 운다.

 

다음날 김회장은 무거운 마음으로

친구 부부를 떠나보낸다.

 

그날 저녁 은심은 입맛이 없는지

밥을 얼마 먹지 못하고 숟가락을 놓는다.

 

이에 김회장은 건강관리를 하지 못한

은심을 탓하며 역정을 낸다.

 

이 선생의 진심어린 충고를 김회장은

흘려들었나 보다.

 

아픈 은심에게 소리소리를

지르는 것을 보니 말이다.

 

노할머니 역시 머리만 패인다고

웬만하면 눕지 말라고 했던

자신의 말을 그새 잊었나보다.

 

그날밤 김회장은 두 번 다시 꾸고 싶지

않을 악몽을 꾼다.

 

깊은 잠에 든 김회장의 귀에

상여 나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는 고통에 몸부림 치다 깨어난다.

 

그런데 그의 눈에 소복차림으로

누워있는 은심이 들어온다.

 

김회장은 소스라치게 놀라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은심을 애타게 부른다.

 

김회장 : "아이구~ 부인~

허억 아이구 여어보오오~~"

 

얼마후 김회장은 겨우 꿈속의

꿈에서 깨어난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은심의 심장이

뛰고 있는지 확인한다.

 

그 순간 은심이 뒤척이자 김회장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한편 은영은 노할머니에게

책을 읽어드리고 있다.

 

은심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누워 있도록

그녀를 잡아두려는 것이다.

 

다음날 김회장은 은심의 수발을 들며

입맛 없어 하는 그녀가 먹고

싶어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쓴다.

 

어제 꾼 꿈으로 이 선생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은 그다.

 

얼마후 순영을 비롯한 새댁들이

다소곳이 앉아 쑥을 캐는 김회장을

발견하고는 재밌다며 몰래 웃는다.

 

그렇게 열심히 쑥을 캐 점퍼 한아름

안고 돌아온 김회장은

은심이 쑥국을 좋아하니 좀 끓이라며

은영에게 내민다.

 

잠시후 퇴근해 돌아온 용진도

은심이 좋아하는 생태를 사온다.

 

용진은 아버지의 반만

닮으라는 은영의 말에

 

 

점퍼 속에서 아이스크림 두 개를 

슬쩍 꺼내 놓는다.

 

아이스크림이 녹아 버려

일거리가 늘었지만 은영은 기분이 좋다.

 

그날 저녁

영 입맛이 없어하던 은심은

쑥국을 잘 먹고

기운을 좀 차렸다며 일어나 앉았다.

 

그녀는 김회장이

손수 쑥을 캐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모양이다.

 

한동안 앓느라 수척해진 은심은

김회장의 너스레에 미소를 보인다.

 

김회장은 생전 안 하던 일을 

하나 더 한다.

 

은심의 다리를 주물러

주겠다는 것이다.

 

김회장 : "다리 쑤신다며 이리 와봐"

 

은심 : "왜 이래요~ 왜 그래~"

 

김회장 : "가만있어봐 글쎄"

 

은심 : "아 왜 이래요~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왜~"

 

김회장 : "아 좀 시원하게

해줄려고 그러지"

 

은심 : "아이고~ 참~ 이상하네 놔요.

사람이 죽을때 되면 변한다는데

왜 그래~ 아이고 참나"

 

김회장 : "그려~ 내가 죽을때가

다 됐나 보다!

가만있어"

 

김회장의 낯선 모습에 연신

손을 치우라던 은심은

막상 안마를 받으니 편안해

잠에 빠지려고 한다.

 

열심히 다리를 주무르던 김회장은

이 선생의 아내가 중병을 앓고 있다고

은심에게 고백한다.

 

그러면서 은심에게 건강하게

오래 살라고

그녀가 세상을 떠나면

자신은 고아가 된다면서 

지난밤 꿈 얘기를 꺼내더니

울먹이기 시작한다.

 

은심은 코까지 훌쩍이며

서럽게 우는 김회장때문에

깜짝 놀라 일어난다.

 

은심 : "영애 아버지~ 어머?!

아이구 영애 아버지!

 

아이구 참~ 어머나!"

 

김회장은 그렇게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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