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464회
출연진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방영일자 : 1990-04-17
[464회 특별출연]
영남 담임선생님 역 : 정선일(1959~)
- 1980년 MBC 12기 공채 탤런트
배우 정선일씨는
760회(1996-05-08) '모정' 편에서
숙이의 남자친구 역으로 출연했습니다.
정선일씨의 최근작은
2021년 개봉영화 '동백'이며
극중 황남식 역을 연기했습니다.
[464회 이야기]
일용이 싸움을 하다 다치게 한
사람의 치료비를 물어주기 위해
기홍네서 돈을 빌려온 일로
혜숙(복길 엄마)의 심정이 많이 상해있다.
소담 : "허리가 휘게 일해서 좀
모아 놀만~ 하면 너 사고 쳐서
한 입에 톡 털어놓고 벌써 몇 번째냐"
일용 : "남자가 좀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래요 그런 거 같고!"
혜숙 : "남자~ 허! 그 잘난 남자"
혜숙은 일 가는 것도 싫고
집에 있기도 싫어
새참 준비에 바쁜 은영 대신
빨래와 청소를 해주겠다며
김회장네를 찾았다.
은영 : "경찰서 갔다 온 일 땜에 그래?
잊어버려~ 한 번 실수한 걸 갖고
복길 아빠는 얼마나 미안하겠니~"
혜숙 : "옆에 오는 것도 징그럽구요~
요새 같으면 저렇게 싫은 남자랑
어떻게 사나 싶어요"
한편 영남의 담임선생님이
가정방문을 나온다.
섭이네 : "총각인가?
씻어 놓은 것처럼 인물이 잘났네~"
김회장네 도착한 영남 담임선생님은
은영 대신 집안일을 하던 혜숙을
영남 엄마로 착각한다.
선생님 : "안녕하세요~ 영남이 담임입니다"
선생님 : "영남인 어디 갔습니까?"
혜숙 : "과수원에요~
제가 가서 불러올게요~"
그런데 혜숙이 급히 내려가다 넘어지고 만다.
선생님 : "괜찮으세요?"
혜숙 : "예~ 선생님
저는 영남이 엄마가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길로 혜숙이 은영을 급히 데려온다.
은영 : "안녕하세요~ 제가 영남 엄마예요~"
선생님 : "예 안녕하십니까~"
혜숙 : "형님~ 찻물 올려놓을까요?"
선생님 : "영남이 작은 어머니세요?
작은 어머니 예쁘시다고 영남이가 자랑하던데요"
혜숙 : "아니에요~"
부엌에서 일을 돕는 혜숙은
웬지 자꾸 웃음이 난다.
한편 일용은 친구들에게
지난 폭행 사건 때문에 더 이상
청년회장 자리에 있을 수 없다며
후임을 뽑으라고 한다.
친구들은 우스개 소리를 섞어가며
일용이 그만두는 걸 말리고
주눅 들지 말라며 격려한다.
노할머니 : "우리 영남이가
학교에서는 어떻습니까?"
혜숙은 안방을 몰래 들여다보다
은영때문에 깜짝 놀란다.
은영 : "뭘 보고 그래?"
선생님이 말하는 영남이의
장, 단점에 대해 듣고 있는 가족들.
선생님은 바쁜 농촌의 현실 탓에
학부모들이 학교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조금은 답답하다고 토로한다.
은심 : "뭣이 그렇게 답답하신대요?"
선생님 : "예를 들어서 교실 커튼이
너무 더러운데 그 뭐 제가 빨 수도 없고
애들 집안 사정을 다 모르니까
누굴 시켜야 할지도 모르겠구요"
은영 : "아유~ 선생님 그런 것 같으면
영남이 시켜서 저희 집에 보내주세요~"
은심 : "그럼요~
그런 거야 못 도와드리겠어요?"
안방을 들여다보고 있던 혜숙의
어깨를 소담이 다가와 툭 치자
그녀가 놀라 자빠지고 만다.
소담 : "야! 너 뭘 그렇게 보냐?
야 왜 이렇게 놀래? 왜그려?"
혜숙 : "아무것도 아니에요.."
소담 : "애비 밥 차려달란다~
밥 먹고 어디 간대~"
혜숙 : "예"
소담 : "아이고오~ 선생님이나 마나 애기네~
꼭 어린 게 애기여"
집에 돌아와 일용의 식사를 차려준
혜숙은
같이 먹자며 그녀의 손을
일용 : "당신도 같이 앉아서 먹지?"
혜숙 : "배 안 고파요"
일용 : "같이 먹자~"
혜숙 : "왜 이래요~"
그리곤 부엌으로 들어와
선생님의 얼굴을 떠올리며 행복해한다.
얼마후 빨래하러 나선 혜숙의 눈에
흐르는 물을 따라 떠내려온 꽃이 눈에 띈다.
혜숙 : "곱다아~"
희옥 : "봄 타령 말구 우리 밭 모종해줘~"
혜숙 : "싫어~ 나 일 안 해.
일하면 뭐 하니? 한 푼 벌면
열 푼 갖다 쓰는 사람이 있는데.."
한편 은영은 몸살이 나 끙끙 앓고 있다.
은영 : "일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봐~
과수원 일 며칠 했다고 나 이러는 거 봐"
선생님은 영남이 손에
커튼과 편지를 들려 보내고
[영남이 어머니 죄송합니다 커튼 좀 세탁해서
영남이 편에 보내주십시오 담임 올림]
혜숙 : "글씨도 참~
얌전히 쓰시네~"
혜숙은 아플 때 일하면 덧난다며
은영 대신 커튼 빨래를 하겠다고 나선다.
은영 : "복길아 미안하다~"
혜숙 : "괜찮아요~
하나두 미안해하실 것 없어요~"
혜숙은 커튼의 주름을 펴며
선생님의 편지를 읽고 또 읽어본다.
그때 소담이 들어오고 혜숙이 급히
주머니에 편지를 숨긴다.
은영 : "아유~ 새 커튼 됐구나~
고마워서 어떡해 이 원수를 뭘로 갚어~"
혜숙 : "이거 언제 갔다주실 거에요?"
혜숙 : "제가 갔다드릴께요.
형님 이따가 삼거리로 사료값
주러 갈 일이 있거든요"
은영 : "그래? 그럼 좀 갔다줘~"
혜숙 : "그럼 형님 이거
제가 다시 갔고 가네요~"
은영 : "고마워~"
은영은 혜숙에게서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학교로 온 혜숙은 영남의 안내를 받아
선생님을 만났다.
혜숙 : "안녕하세요~"
선생님 : "어서오십시오"
아픈 은영 대신 왔다는 말을
들은 선생님은 미안해하고
선생님 : "이야~ 이거 아주 새 커튼이 됐네요~"
영남 : "선생님~ 지금 다실거에요?"
선생님 : "그래~ 영남이가 도와줄래?"
혜숙 : "제가 도와드릴게요 선생님"
선생님 : "아유 이거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커튼을 달며 영남과
정답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선생님 : "이야~ 정말 깨끗해서 좋다~
복길 어머니 좋죠?"
혜숙 : "...^^"
내려오다 넘어질뻔한 선생님은
혜숙의 어깨를 잡고 위기를 모면한다.
정리까지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길
혜숙은 영남에게 꿈을 물어보곤
꼭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한다
혜숙 : "아줌마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
영남 : "근데 왜 안했어요?"
혜숙 : "선생님이 되려면은
공부를 많이 해야 되는데
아줌마는 공부를 할 형편이 못됐거든~"
영남 : "왜요?"
혜숙 : "아줌마는 공장에 가야 했거든.."
영남 : "아줌마 참 이상하다?!
우리 선생님이랑 있을땐 웃었는데
나중에는 울려고 그랬어요~
그리구 아줌마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대"
소담 : "영남이 하는 얘기가 무슨 소리여?"
은영 : "제가 영남이 학교 커튼
심부름 좀 보냈거든요~ 그 얘긴가 봐요"
일용 : "어디 아퍼?"
혜숙 : "아니에요"
일용 : "거 너무 사람 신경쓰게 하지마
앞으로는 잘할께~
실수 한 번 한거 갖고 그러지마 너무"
혜숙은 잠시 친정에 다녀오고 싶다고 한다.
일용은 자신의 사과에도 그리 나오는
혜숙에게 화가나 방을 나가버린다.
소담은 혜숙의 그 동안의 수상한 행동을
떠올려 보곤 뭔가 알아차린듯 놀란다.
혜숙은 자꾸만 선생님의 얼굴이 떠올라 괴로워한다.
얼마후 은영이 찾아온다.
혜숙 : "저한테 이런 감정이 생길 줄은
몰랐어요 형님"
은영 : "영남이 선생님이 좋아?"
은영의 물음에 혜숙은 눈물로 답한다.
둘의 대화를 엿들은 소담은 큰 충격을 받는다.
은영 : "영남이 선생님 만나서 그런 얘기했어?"
혜숙 : "어떻게 그런 얘길 한대요?"
은영 : "그럼 됐어~"
혜숙은 갑자기 찾아온 자신의 감정에
혼란스러워 어쩔줄 몰라한다.
은영 : "걱정할 것 없어 복길아~
오히려 축하해~
난 복길 엄마가 나무 토막 같아서 늘~
안타까웠어 아직은 젊은 여자야~
잘해야 서른살도 안됐잖아~"
혜숙은 혼자 좋아하는 것도 죄라며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한다.
은영 : "죄지~!
그렇지만 복길 엄마의 경우는
하나님도 한 번은 봐주실거야~
친정간다는 그런 소리 아예마!
그랬단 정말 큰일나 알았어?
그냥 느껴지는대로 그 감정
소중하게 간직해
그것만해도 얼마나 큰 기쁨이야~
맨날 누구네 품삯얼마 누구네 곗돈 얼마
그런 계산만 들어있던 자네한테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피었잖아~
남한테 보이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혼자만 간직해"
은영이 나오자 소담은 얼른 자리를 피하고
은영은 당황한다.
소담 : "할머니가 아직 안 주무시겠지?"
노할머니 : "왜 그래 자네~
누가 업어가도 모르겠구만~
뭘 그리 생각을 해?"
소담 : "아니 그냥~ 소주 한 잔 하믄 좋겠다
그 생각 하고 있었지~"
노할머니는 몸에 안 좋은 술 대신
먹으라며 아껴둔 깨엿을 내놓고
그런 그녀에게 소담은 과거
자신의 얘기를 꺼낸다.
소담 : "그 일 생각나요?
할머니하고 나하고 비밀~
일용이 일곱살 아니 여덟살때
소금장사.. 잊었어요?"
노할머니 : "자네 까딱하믄
그 사람 따라갈 뻔 했었지~"
소담 : "헤헤^^ 소금장사..
싱긋 한 번 웃으면
가슴이 막 철렁하던데..
헤헤^^ 죽었겄지 뭐~"
소담 : "김계장 공부하시네~"
용진 : "예~ 들어오십시오"
소담 : "가야지~
영남아 이거 먹으라고~ 뭣이냐~
깨엿이라 갱엿만은 못해도 요고
반만 먹으믄 입이 철커덕 붙을겨~"
그리곤 소담은 용진이 듣지 못하게
작은 소리로 말한다.
소담 : "평생 입 꾹~ 다무는거여~?
복길 애미 응? 응?"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은영
은영 : "여보~ 나 복길이 할머니 참~ 좋아"
소담은 소주 생각이 나 찾아온
쌍봉슈퍼에서 일용을 만난다.
깨끗이 하고 살라며 거렁뱅이처럼
하고 다니다 소박맞는다고
우스개소리 아닌 우스개소리를 하는
어머니의 말에
그 속을 알리 없는
일용은 그저 농담으로만 받아들인다.
얼마후 소담이 기분좋게 취해
집으로 돌아온다.
소담 : "아이구~ 우리 며느리~
내가 삼동네를 다녀봐도
우리 며느리만한 며느리 없더라~
이거 깨엿이다 이거 먹고 입을 딱~ 봉해라
여자로 생겨나서 죽을때까지 가슴에
품을 사내하나 있는거 그것도 복이다~"
얼굴이 굳어진 혜숙
소담 : "놀래지 말어 내 얘기여 내 얘기~
내가 옛날에 니 시어머니가
어떤 소금장사 한 사람을 참 좋아했다.
근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네
내가 그 남자를 좋아한것이 아니라
그 소금장사 그 소금장사를 내가 좋아했어
그때가 소금이 귀했거든.
그 소금을 푹푹 퍼서 주는 모습에
얼마나 내가 반했던지
지금도 이 소금만 보면 내가
그 환하게 웃던 잇속이 흐흐 생각이 나
좋다~ 좋다~"
혜숙은 그저 말없이 소담의 얘기를 듣고있다.
다음날 혜숙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일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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