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892회
출연진, 스토리, 배경음악을
소개합니다.
방영일자 : 1999-01-17
[MBC 전원일기 연출 : 최용원, 극본 : 이종욱]
[892회 출연진]
순영의 친정오빠 역 : 이희도(1955~)
배우 이희도씨는 사극 허준과 대장금에서
코믹한 선역과 악역을 넘나들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배우입니다.
[892회 스토리]
깊은밤 한 남자가 역사에서
김회장의 집으로 전화를 했다
대꾸도 없이 그냥 끊어버린다.
그 남자는 텅빈 역사에서
소주를 마시고는 신문지 한 장에
의지한 채 잠든다.
♬역사에 홀로 남은 남자 장면의 음악
'claire' - Andre Gagnon
https://youtu.be/hWIYFxoqhxc
다음날 은영의 친정오빠가
노할머니와 은심에게
선물을 보내왔다.
좋아하시는 어른들의 모습에
은영이 뿌듯하다.
아까부터 표정이 편치않았던 순영이
슈퍼로 나와 친정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오빠의 소식을 묻는다.
순영 : "그렇게 기다리기만 하면 어떡해~
어떡해서든 좀 나서서 찾아봐야지~"
그시각 은영이
집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지만
전화기 너머 사람은 묵묵부답이다.
어제밤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일이다.
전화를 건 주인공은
어제밤 역사의 그 남자다.
남자는 얼마후 복길의 사진관으로 들어와
이것저것 물건을 팔아 보려고 한다.
그런데 잠시후 영남이 사진관으로 들어오자
남자는 급히 물건을 챙겨 사진관을 떠난다.
남자는 한 학교 벤치에 앉아
우유와 빵으로 허기를 달랜다.
추운 겨울 얇은 점퍼만 걸친
남자의 뒷모습이 처량하다.
♬남자가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의 음악
'Return To Love' - Kevin Kern
(드라마 '가을동화' 삽입곡)
https://youtu.be/ls5nA3y7NWE
그날 저녁 순영은 밀감밭을 정리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던 오빠가 사업실패로
집을 나가 한달째 도망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용식에게 알린다.
돈 한 푼 없이 나간 오빠가 이 추위에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 지 알 길 없는 순영은
눈물을 보이고 만다.
(순영의 고향은 제주도로
순영의 친정은 감귤농사를 짓습니다.)
그때 순영의 오빠가
김회장댁으로 들어선다.
숱하게 김회장댁으로 전화를 했다
끊었던 남자가 바로 순영의 오빠였다.
오빠 : "아이구 안녕하셨습니까?
사돈 어르신"
오빠는 가족들에게 명함을 주면서 자신을
농산물 가공업체의 오너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건강에 좋다는 식품들을 꺼내
사돈어른들에게 선물한다.
잠시후 순영이 다과를 내온다.
그런데 오빠가 다급하게 맨손으로
과일을 집어 입속으로 밀어넣는다.
이 모습을 본 가족들이 적잖이 당황한다.
순영의 방으로 건너와
식사를 하는 오빠는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비운다.
용식 : "좀 천천히 드세요~
체하시겠어요~"
허구헌날 집으로 쫓아오는
빚쟁이들 때문에 더이상 집에
붙어있을 수 없었다는 오빠는
그래도 하루에 한 끼는 먹었다고
동생에게 웃어보이고
돈 한 푼 없이 여기저기
떠돌았다는 오빠의 말에
순영은 기가 막힌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니
어려운 사돈댁에까지 찾아왔다며
씁쓸하게 웃는 순구에게
용식은 마음편히 지내다 가라고
그의 마음을 달랜다.
사업체를 하는 오너라면서
초라한 행색의 사돈이 아무래도
수상쩍은 은심은 분명 무슨일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날밤 온 몸에서 냄새를 풍기며
심하게 코를 곯아대는 외삼촌 때문에
수남이와 금동은 고통에 몸부림친다.
모두가 잠든 밤
순영은 냄새나는 순구의 옷가지를
빨아 자신의 방에 널어둔다.
잠자리에 든 순영은
눈물을 그치지 못한다.
순영 : "우리 오빠요~
내복도 다려입던 사람이에요.
수저도 자기 거 아니면 안 먹던
정결하고 깨끗한 사람이
어떻게 무슨 고생을 했으면
저렇게 될 수가 있어요?
난 정말 난 정말 믿을수가 없어"
용식 : "식구들한테는 아무말도 하지말자.
그냥~ 며칠 다녀온 걸로 해~
식구들 앞에서 오빠 거북해하지 않게"
순영 : "고마워요 여보"
♬오빠의 묵은 빨래를 하고
눈물짓는 순영 장면의 음악
'Jeg Ser Deg Sote Lem
(당신곁에 소중한 사람)'
- Susanne Lundeng(1997)
https://youtu.be/lfVEzx4qKSU
다음날 순구는 자식처럼 생각한다는
물건들을 꺼내놓고 보고있다.
사업이 실패하고 같이 일하던
직원들도 뿔뿔이 흩어지고
남은 건 창고에 있던 이 물건들 뿐이다.
집을 나와
간신히 연명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물건들 덕분이다.
그런 물건들을 그냥
썩힐 수 없었던 순구는 헐값이든
거저주든 이 물건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에게 주려고
가지고 다니는 것이라고 한다.
아침 일찍 순영은
오빠를 데리고 읍내로 향한다.
그때 야근을 마치고 온
영남을 만난다.
영남과 순구는 순영의 소개로
서로의 정체를 알게되고
멋쩍어 한다.
읍내 한 목욕탕 앞에서
오빠를 기다리고 있는 순영.
잠시후 목욕을 마치고 나온 오빠는
한결 말끔해져 있다.
순영은 그런 오빠의 주머니에
담배 두 갑도 챙겨넣어준다.
그리고 찾은 옷가게.
이 추위에 얇은 점퍼
하나만 걸치고 있는 오빠에게
따뜻한 겨울점퍼를 사입힌다.
쇼핑을 마치고
한숨 돌리고 있던 순영에게
호떡을 사다주는 오빠.
오누이가 오랜만에
다정하게 앉아 호떡을 먹으며
짧은 행복을 즐긴다.
♬읍내에 나온 순영과 오빠 장면의 음악
'Once in the Long Ago' - Kevin Kern
https://youtu.be/sLK868q6lPI
마을로 돌아온 오빠는
물건을 챙겨 마을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러 다닌다.
수남이 외삼촌이라니
그냥 넘길 수 없는 사람들은
비싸지 않은 물건이라도
하나씩 들여놓는다.
그런데 집집마다 같은
물건이 몇개씩 된다.
다들 하나씩 사다보니 그렇게 됐다.
부녀들은 순영의 오빠가
한 집에 물건을 몇개씩이나
떠넘겼다며 너무하다고들 한다.
오빠는 자신의 신념대로
원래 값보다 싸게 받았지만
진의를 의심받는다.
순영은 오빠가 동네를 돌며
물건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고 흥분한다.
순영 : "오빠 도대체 여기
왜 오셨어요?
기껏 동네 사람들한테
장사하려고 오셨어요?
오빠 그러고 다니시면
내 얼굴은 뭐가 되고
수남 아빠 얼굴은 뭐가 되요~
그리고 우리
시부모님 얼굴은요~
오빠 그런 정도도 생각
못하는 사람이었어요? 예?
도대체 왜 이래요 오빠~~
옛날 모습은 어디가고
이렇게 망가지신 거냐구요~
정말 내 오빠 맞아요?
내 오빠 맞냐구요~~"
오빠 : "미안하다.."
순영 : "내가 생각하는
우리 오빠는요~
가지 많구 잎새 많은
떡갈나무였어요.
햇살밝은 언덕에
늠름하게 서 있는 떡갈나무요.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을 막아주구
비가 오는 날에는
두 팔을 벌려 비를 막아주는
내가 쉬고 싶을땐 언제든지 가서 쉬고
기댈 수 있는 그런 떡갈나무요.
근데 지금 이게 뭐에요?!
옛날에 당당하던 오빠 모습은
어디가고 이렇게 초라하고
궁색하게 변해버렸냔 말이에요.."
용식 : "당신 그만하고 나와
나오라니까~ 어서~"
순영 : "오빠 가세요.
나 오빠 이런꼴 더이상
보고싶지 않으니까~
내일이라도 당장 가세요!
아셨어요?!"
순영이 방을 나간 뒤
오빠는 숨죽여 운다.
♬오빠를 질책하는 순영 장면의 음악
'Jeg Ser Deg Sote Lem
(당신곁에 소중한 사람)'
- Susanne Lundeng(1997)
https://youtu.be/lfVEzx4qKSU
누구보다 자신을 챙겨주고
생각해 주었던 멋있었던 오빠.
그런 오빠의 몰락에
순영의 마음이 찢어진다.
그날밤 오빠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렇게 두 남매의
슬픈 하루가 지나간다.
♬용식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는
순영 장면의 음악
Symphony No.9 in E Minor,
Op.95 "From the New World": Largo
- The Hamburg Symphony Orchestra
다음날 새벽.
오빠가 순영에게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집을 떠났다.
'순영아 이 오빠가 생각이 모자라서
니 가슴만 아리게 하고 가는구나.
못난 모습 보여서 너한테 정말 미안하다.
김서방한테도 면목이 없고..
그렇지만 순영아 오빠를 너무
불쌍하게 여기진 마라.
오빠가 지금 비록 많이
힘들긴 하다만 아직은 괜찮아~
아직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도 있고 용기도 있으니까
사돈 어르신내는 안 뵙고 그냥 갈란다.
도리가 아닌 줄은 안다만은
이해는 해주시지 않을까 싶구나.
오빠는 이제 그만
집으로 내려갈 생각이다.
니가 말한대로 도망다닌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너한테 더이상 부끄러운 모습
보이기 싫은 때문이기도 하다.
니 말대로 이 오빠가
가지 많고 잎새 고운 떡갈나무가
다시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순영 : "아유~ 수남 아빠
우리 오빠 갔어요~
내가 잘못했다는 말도 못했는데.."
♬오빠가 떠나는 장면의 음악
'Sanctuary' - Secret Garden
https://youtu.be/AtlW5JNH9jw
순영 : "당신 그거 모르죠?
오빠가 당신 얼마나 미워했는지"
용식 : "형님이 그러셨어?"
순영 : "옛날에 우리
결혼하는날 이었을거에요.
김서방 저 놈 도둑놈 같은 놈
미워죽겠다고"
용식 : "그러셨단 말이야?"
순영 : "그러시면서~
그렇게 우시더라구요~
나 신부화장 할때도 울구
당신하구 결혼 사진찍을때도 울고
식 끝나고 당신따라
비행기 타러 가는데는 더 울고..
그랬었던 오빤데
그랬었던 우리 오빤데..
나 오빠 부끄러웠어~
잘못되서 가슴 아픈 거 보다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이 더 컸어요.
우리 오빠 저렇게 그냥 가서 어쩐대요~
닭 사놓고 삼계탕도 못 해줬는데.."
♬엔딩
'Reflections in a Summer Pond'
- Paul Winter
[892회 음악, 노래, 테마, 삽입곡, 팝송, OST]
[전원일기 친정오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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