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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기/전원일기 에피소드

전원일기 610회 - '회심곡'(이슬 같은 인생)

by lesserpanda123 2024. 4. 9.

 

전원일기 610회
출연진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방영일자 : 1993-03-09

연출 : 이대영, 극본 : 조한순


 

[610회 출연진]

은심의 친구 역 : 유명옥(1943~2023)

- 1965년 MBC 성우극회 2기

 

성우이자 배우 유명옥 씨는

전원일기에서 김회장의 지인인

박 면장의 부인 역과

 

기홍의 어머니 역으로도 출연했습니다.


 

[610회 이야기]

 

목욕도 할 겸 장도 볼 겸

바지 고무줄 좀 사다 달라는

소담의 부탁을 받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외출에

나서던 은심은

지나가던 상여행렬을 마주하고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먹거리도 사람도 즐비한 장날.

 

은심은 얼마전부터 붕어빵 장사를 시작한

노마 엄마에게 들른다.

 

그러나 두 사람이 대화를 할 새도 없이

붕어빵을 사러 아이들이 쪼르르 달려오고

 

은심은 장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난다.

 

얼마후 장터를 걷고 있던 은심의 눈에

6년근 홍삼이 들어온다.

 

그런데 옆에서 찹쌀을 팔던

아주머니가 끼어든다.

 

찹쌀장수 : "아이구 삼계탕에는

찹쌀을 넣으셔야지~"

 

그런데 은심의 얼굴을 확인한

아주머니의 얼굴이 이내 어두워지더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달아나기 시작한다.

 

그런 그녀를 뒤늦게 알아본 은심이

급히 쫓는다.

 

은심 : "저기~"

 

인삼장수 : "아줌마! 인삼!

놓고가야죠"

 

은심 : "아이구 미안해요~

이것봐~!"

 

무거운 찹쌀 자루를 들고 뛰던 아주머니는

 얼마 못 가 털썩 주저 앉는다.

 

은심 : "아이고~ 아이고~

왜 그렇게 도망을 가~~"

 

잠시후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 두 사람.

 

알고보니 아주머니는 30여년만에

만난 은심의 친구다.

 

기껏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도망을 가냐는 은심의 원망 섞인 말에

오죽하면 그랬겠냐는 아주머니는

 

국밥이 나오자마자 밥을 푹 떠서 말고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남편은 오래전 집을 나가고

고생하며 큰 자식들은 자신을 원망하며

결혼 후 살만해지니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아주머니는 자신의 장례비나 마련할까 하고

장사를 다니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친구들이 세상을

하나 둘씩 떠나고 있다며

안타까운 상황을 전한다.

 

은심은 어린시절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더이상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는다.

 

은심은 어렵게 지내는 아주머니에게

얼마의 돈을 아주머니는 그런 은심에게

찹쌀자루를 쥐어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집으로 돌아가던 은심은 냇가에 주저앉아

아주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기운이 쭉 빠져 마당으로 들어선 은심은

저녁도 거르고 영남의 방에서 잠든다.

 

그렇게 깊게 잠든 은심은 꿈속에서

안개속에서 헤멘다.

 

짙은 안개속으로 자꾸만 걸어 들어가는 은심.

 

 

그런데 그때 아주머니가 나타나 

가지 말라며 은심을 애타게 부르짖는다.

 

이에 은심은 힘겹게 그 안개속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친다.

 

잠시후 은심의 잠꼬대 소리에 놀란 가족들이

영남의 방으로 서둘러 들어간다.

 

어제의 일로 마음의 병까지 얻고 

만사가 다 귀찮아진 은심은

 

늘 챙기던 용진의 출근길 배웅도 하지 못하고

자리보전을 하고 누웠다.

 

마음이 약해지니 통 연락이 없는

딸들도 원망스럽고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리에

오렌지 쥬스를 한 보따리 사온

용식도 곱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은심은 쥬스 좀 마셔보라며

살갑게 구는 용식의 성화에

억지로 몸을 일으킨다.

 

얼마후 수남이와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바라보던 은심은

어릴적 친구들을 떠올린다.

 

그날밤 어머니의 제사를 모신 귀동이

음식을 챙겨 김회장네를 찾는다.

 

통 입맛이 없어 죽만 먹고

지내는 은심에게

귀동이 가져온 나물로 맛있게

밥을 비벼와 보겠다는 은영.

 

김회장은 얼른 그러라며 반가워하고

마침 출출했던 용진까지 오랜만의 밤참 소식에

얼른 안방으로 건너온다.

 

도란도란 마주앉은 가족들의 성화에

은심은 간만에 밥을 먹는다.

 

다음날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가라앉을 줄 몰라 힘들어하는 은심을 데리고

김회장이 병원으로 향한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그녀의 몸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내린다.

 

김회장은 그런 그녀의 비위를 맞춰보려

맛있는 음식을 사주겠다고 하지만

노할머니의 눈치가 보이는 은심은

맘편히 그러마 할 수도 없다.

 

그날 오후 은심은 회심곡을 틀어놓고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들킬까 도망치던

친구의 모습과 상여행렬을 마주했던

일들을 떠올린다.

 

온 집안 가득 울리는 구슬픈 노랫소리에

제사음식을 먹고 동티났다며 걱정하던

소담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자기들끼리 밤참을 먹었다고

내심 서운해하던 노할머니는

웬 청승을 떠냐며 한심해한다.

※동티 -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거나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려 일어나는 재앙

 

얼마후 은심이 큰딸 영옥에게 전화를 걸어

윤달에 딸이 베옷을 해주면 좋단다고 

넌즈시 운을 띄운다.

 

그러나 영옥은 아직은 젊은 어머니 입에서

그런 소리를 듣기 싫다.

 

그날 저녁 은심은

생일을 맞은 김 선생과 술을 먹고

돌아온 김회장을 의심한다.

 

 혹 자신에게 병이 있는 것을

숨기고 있던 김 선생이 몰래 김회장만

불러내 알린 것이 아닐까하고 말이다.

 

친구 경자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들었었기에

겁이 날 만도 하다.

 

그때 은영이 따뜻한 물수건을 가지고 들어와

은심에게 내민다.

 

손과 발을 닦으면 개운해질거란다.

 

그런데 방을 나가려던 은영이

김회장이 사들고 들어온

아이스크림 통을 발견한다.

 

영남이 것인 줄 안 것이다.

 

은영이 나가자 은심은 김회장에게

자신이 죽는다면 새장가를 갈거냐고 묻는다.

 

이에 망설임 없이 그럴거라고 

대답한 김회장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은심에게

아이스크림 한 수저를 듬뿍 떠서 내민다.

 

은심 : "싫어요~"

김회장 : "한 술 넣어봐"

 

좀처럼 다정하게 구는 일 없는 그의 행동에

은심이 마지못해 한 입 받아먹으려는 순간

 

노할머니 : "애비 들어왔어?"

 

김회장 : "아! 예 예예예예예"

 

결국 한 수저도 못 먹은 아이스크림은

이불 속에서 녹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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